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IX 시승기

점심 먹고 나른한 오후에..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 촬영을 다녀왔습니다..
역시나 박기자가 부재중인 관계로..;; 꿩 대신 닭이 출동하는 상황..
날도 추운데..흠..차량을 받아서 고급유 잔뜩 넣고..대청댐으로 향했습니다..
순정차량의 스펙상 특징은..
시리우스(4G63) 2.0 엔진에 터보, 풀타임 4륜, 브렘보 4피스톤 브레이크..정도 될거 같습니다..
오늘 시승차량은 흡/배기 튜닝이 된 차량이더군요..
순정 280마력에 토크가 40인데..흡배기로 인해서 성능은 조금 더 나올 듯 합니다..
대전 시내에서 대청댐 주차장까지는 약 30분 정도..
꼬불꼬불 산길이라 아주 재밌게 가던 중 정차후 출발시 민감한 클러치에 시동을 한번 꺼트리고서는 살짝 긴장..
그 후론 별 탈없이..쭉~ 땡겨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금일 미쓰비시 랜서 에볼루션의 시승 소감을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오랫만에 심장 박동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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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요즘엔 여기저기서 고성능 차량이 많이 나오는 바람에 280마력이라는 수치가 다소 작아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이는 직접 느껴보지 않고서는 절대 모른다죠..
아마도 운전자가 차를 못이기는 상황이 발생했으면 했지..반대의 경우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민감한 엑셀 반응은 발끝에 힘을 주면 주는대로 앞에서 차를 확~ 잡아 끌어당겨주며 미스파이어링 시스템 덕분에 터보 엔진의 터보렉도 거의 느낄 수 없는 수준입니다. 한마디로 밟으면 밟는대로..제로백 4.3초의 무서운 가속력으로 중저속은 말할것도 없이 시속 100킬로 이상에서도 몸이 시트에 꽉 박힐 정도로 밀어줍니다. 참 기분 좋은 압박이죠..^^
이는 신형 랜서 에볼루션 X 보다 더 매력적인 부분으로 꼽힐 것 같습니다. 더불어 엔진과 머플러에서 뿜어져 나오는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3,000 RPM에 이르러서는 블로우밸브 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운전자를 살짝 침까지 흘릴 정도로 심하게 흥분시키더군요.
아마도 이 소리를 고속도로에서 주행하던 중 들었다면..아마도 차량을 한계치까지 순식간에 몰아붙이기에 충분했을 듯 합니다. 시승 중 고속도로로 나가지 못한 상황이 한편으론 다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넘치는 성능에 조금 부족한 부분은..바로 브레이크 입니다..
“아니, 브렘보가 이정도 밖에 안됐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브레이킹이 적당히 밀리더군요..
소위들 이야기하는 노면에 박히는 정도의 느낌이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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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링
랜서 에볼루션에서 가장 기대가 컸던 부분이 바로 핸들링입니다..
먼저 핸들링을 이야기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 서스펜션..
“단단하다”, “딱딱하다” 라는 표현도 맞겠습니다만 “탄탄하다” 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일반 시내 주행시에는 그다지 튀는 느낌도 없었고 그렇다고 부드러운 느낌도 아닌 적당히 단단한 수준입니다. 만약 이런 반응을 가진 서스펜션이 급 커브에서도 같은 상황이라면 안정감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텐데 아니나 다를까 코너에서는 “탄탄”한 느낌이 “딱딱”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시승하는 내내 서스펜션에 대해서는 별다른 스트레스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스펜션은 핸들링을 완성하는데 필요한 조건일 뿐..
결과적으로 랜서 에볼루션의 핸들링에 대해서는 감탄도 하고 식은땀도 흘려가면서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일반적으로 풀타임 4륜 차량은 언더스티어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그런데, 제가 잘못 알고 있었나 봅니다.
오늘 시승 코스를 따라 산길의 급한 커브를 진입하는 상황에서 예상했던 언더스티어 보다는 오버스티어가 자주 발생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커브길에서는 운전자의 의도대로 조금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상황에서도 원하는 곳을 바라보게 하던 랜서가 너무 강한 신뢰가 부담스러웠는지 아니면 운전자의 오버 때문이었는지 간혹 급커브 공략시 언더스티어로 “살살 좀 해라” 라면 운전자의 등줄기에 식은땀을 선물하곤 하더군요..
“글로 표현하자니 등줄기에 식은 땀이 줄줄~ 이라고 하지만….@_@”
암튼 여러 사람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처음엔 민감한 핸들 탓인가 싶어 어깨에 힘만 잔뜩 주는 상황이 되었는데 지금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커브 진입시의 브레이킹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골프GTI의 핸들링에 익숙해 있었던지라 차량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허나 불행 중 다행인 건 오버스티어 상황에서도 반사적으로 핸들을 조작하면 운전자의 의도대로 주저없이 차량을 바로 잡아주었기에 코너에 대한 부담은 적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몸과 마음이 잠시 휘청 거릴 뿐..!
명성에 걸맞는 핸들링을 가졌지만 거기에는 운전자도 함께 걸맞는 실력을 가져야 한다는 게 조금은 아쉽고 부담스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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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오늘 시승한 랜서 에볼루션 IX는 올해부터 국내에 정식으로 시판된 랜서 에볼루션 X와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고들 이야기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랜서 에볼루션 X도 시승을 해보고 싶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랜서 에볼루션의 모든 세대의 차량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을 꼽아보자면 “매일 타고 다닐수 있는 스포츠카” 라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매일 타고 다니면 차량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달려야 하기에 기름값이 조금 부담 되기도 하겠지만 포르쉐911이 내세우는 컨셉처럼 매일 탈 수 있는 출퇴근용 슈퍼카라는 범주라면 랜서 에볼루션도 함께 포함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포르쉐 911에 절반도 안된다는 게 또하나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죠..
곰곰히 생각해보니 요즘에 나오는 일본 차량들은 다들 이런 컨셉이 아닌가 싶군요. 닛산의 GT-R도 그렇고..Z370도 그렇고..하지만 랜서 에볼루션은 4도어 스포츠 세단입니다. 도어가 2개 뿐인 쿠페들과는 보험료가 꽤 많이 차이가 나겠죠..^^
국내에서는 정식 수입도 안됐고 형식 승인도 까다롭기로 소문 나서 희귀차량이 아닌 희귀차량이 되어버린 랜서 에볼루션 IX.
최근 자동차 업계들의 경영난으로 올 2009년 WRC에는 작년 대비 60% 정도 수준의 제조사들만이 대회에 참가한다고 하는데 다행히 미쓰비시는 불참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라 WRC 2009 시즌에서의 멋진 모습과 함께 우승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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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dorocia 댓글:

    아주 잠깐 조수석에 타본결과..스릴만점! 주체없이 요동대는 심장덕에 황홀했지만 솔직히 데일리카로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매일매일 두근대는 탓에 심장 계통 질환이 예고됩니다.ㅋㅋ또한 오너의 스킬부족인지 약간은 노후된 연식탓인지는 모르겠으나..변속충격이 상당했고..중간중간 이상스런 하체의 잡음은 불안함에 떨게 만들더군요.. 그러나.. 당장 죽더라도 짜릿하게 잡아당겨주는 토크빨은 최고!!~~

  2. 준호 댓글:

    윈휘성 상견례 했어요?
    드디어 가는군요. ㅋㅋ 축하드립니다.
    빨리 날짜 공개해요.
    어디서 할꺼에요? 63빌딩 좋던데. ^^
    정 안되면 코엑스라도. ㅋㅋㅋ
    장소도 알려줘요.
    글구 구정때는 모여서 얼굴봐요.